정치

박 대통령 때문에 만수무강에 지장이 있다

강일형(본명:신성호) 2017. 2. 10. 00:06

                  

                         

                         

 

요즘에 돌아가는 정치 판을 보면 손자가 있는 할아버지로서 목불인견(目不忍見)이 아닐 수 없다. 대통령 가까이서 대통령을 모셨던 장·차관을 비롯해 비서들이 수두룩하게 구속되어 있는데 유독 박 대통령만 죄가 없다면서 '마이웨이'를 간다. 그걸 보고 있으려니 속이 답답해지고 그 언제부터 밤잠을 설치더니 최근 들어서는 혈압도 오르고, 가슴이 두근거려서 천수를 다하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과연 이런 현상이 나만 그런 것일까. 아닐 것이다. 정상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나와 같은 생각을 갖고서 나라를 걱정할 것으로 본다.

 

취임이래 작년까지만 해도 박 대통령이 여자로서 그 자리에 오른 만큼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기를 누구보다 바라서 정직하지 못하거나 옳지 못한 길을 갈 때는 조언도 하고, 때로는 나무라기도 하면서 내딴에는 국민들과 함께 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막상 국회로부터 탄핵을 받고 보니 마음이 무겁다. 탄핵 전에는 하루라도 빨리 탄핵을 받았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실제로 속내는 그게 아니었는지 그렇게 탄핵된 것을 보니 가슴이 많이 아팠다. 사건이 불거져 국회로부터 탄핵되기 전에 국민들을 상대로 사과도 하고, 국회를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면서 누군가 도움을 줄지 알았는데 여기저기 기웃거려도 누구하나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려고 하지 않았다. 이게 세상인심이다.

 

, 박근혜 대통령이 괜한 객기로 똥고집을 부려서 여기까지 왔는가. 그것을 딱 부러지게 얘기해 보면 두 가지 이유가 있어서다. 하나는 박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크고 작은 사건이 여러 번 있었는데 그 때마다 사정기관을 통하여 물타기를 해보니 그것이 다 통했다. 그래서 옳지 않은 일을 하면서도 미안해하거나 주저하지 않을 만큼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진 것 같고, 또 다른 하나는 채 열 살이 되기 전부터 청와대에서 공주로, 퍼스트래디(first lady)로 오랜 세월 지내다 보니 자신이 최고라는 신념이 생겼다. 그런데다가 부친한테 어깨너머로 배워서 우매한 국민들을 다루는 법도 어느 정도는 터득했을 거로 본다. 거기에다가 양친 모두를 총탄에 보내야하는 시련을 겪다보니 사람을 믿을 수 없는 편협한 인간관과 비정상적인 사고로 변화하게끔 가치관형성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이런 잘못된 가치관, 자만심 및 오만함이 오늘에 박 대통령을 그 지경으로 만들었다고 미루어 짐작할 수가 있다.

 

그러면 서두에서 얘기한대로 왜 필자가 잠을 설치고, 또 가슴이 벌렁거리고, 집에서 방콕을 했는가 하면 박 대통령이 최순실사건이 터졌을 때 처음에는 조금은 국민들한테 미안해하는 것 같아서 그래도 대통령이기에 앞서 인간 박근혜로 보았다. 잘못은 했지만, 잘못을 인정하는 대통령의 담화를 보고 정말 고맙게도 생각했었다. 그런데 얼마 안 있어 2차 담화, 3차 담화가 나오면서 송구스럽다고 했던 마음이 점점 잘못이 없다는 걸로 변해 가는가 싶더니 요즘에는 대놓고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하는 것을 볼 때, 사람의 탈을 쓰고 어찌 그렇게 변해만 갈수 있단 말인가. 사람이기를 거부하는 대통령의 모습에서 실망과 분노를 느낀다. 나중에 죽을 때 과연 어떻게 죽으려고 그렇게 변해만가고 있는지 딱하다. 그래서 요즘에 나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이 때문에 병이 나서 만수무강에 지장이 있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필자도 만수무강을 위해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야 살 것 같아서 그동안 아무 것도 하지 않았는데 지난 달부터는 헬스크럽에 나가서 운동도 하고, 집에 와서는 뉴스를 보면 열 받으니 평일에는 일일연속극을 보고, 주말에는 '월계수양복점 신사들'과  불어라 미풍아이런 연속극을 즐겨 보면서 요즘의 정치로 생긴 병을 다스리며 사는 동안은 건강하게 살기 위해 삶의 패턴을 바꾸고 있는 중이다. 

 

박 대통령에게 아직도 시간은 있다. 그리 많은 시간은 아니더라도 사람으로서 살아갈 수 있게 뉘우치고 인간으로서 바른 길을 갈 수 있는 시간은 있다. 그것은 헌재로부터 탄핵안이 인용되기 전에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태통령 직을 버려야 나라도 살고, 국민도 산다. 이것이 마지막으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고 충언이다.

 

오늘도 서울역 근처 연세 세브란스빌딩 지하에 가서 저녁을 먹고 이렇게 늦은 시간에 집에 와서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한참 만에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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