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9일은 대한민국의 18대 대통령인 박근혜가 국회로부터 탄핵을 당한 날로 한국의 헌정사에 오래도록 남게 될 것이다. 그것도 수십·수백만 국민들의 평화적이고 끈질긴 촛불집회로 탄핵을 받았다는데 큰 의미를 두어야 할 것이고, 헌재에서 결정이 나올 때까지는 청와대 안방에서 자숙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박 대통령이 탄핵되면 속이 시원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탄핵을 당한 모습을 보니 마음이 무겁고 착잡하다.
왜 박근혜 대통령은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가? 직접적인 원인은 ‘최순실국정농단사건’과 연루되었다고 보지만, 그에 앞서 대통령 취임 이래 있었던 크고 작은 사건에서 보여준 정직하지 못하고 상식을 벗어난 국가운영이 도를 넘은데다가 한두 번도 아니고 지속적으로 반복되어 누적된 것이 이번에 ‘최순실 사건’으로 인해 한꺼번에 폭발한데서 그 의미를 찾아볼 수가 있다. 특히 비정상적인 사고, 대인기피, 소통부재, 국민무시, 친박정치 등 국민 눈높이와는 아주 동떨어진 패륜정치를 서슴없이 하면서도 조금도 미안해하거나 두려워하지도 않았다. 그렇게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있었던 것은 사정기관을 앞세워 공안정국으로 몰아 물타기를 하도록 도와주는 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한국의 민주화는 이승만독재정권을 무너뜨린 1960년 4·19학생혁명이 있었고, 지금의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가 1961년에 5·16군사혁명을 일으켜 무자비한 군사독재는 박정희 18년에 끝나지 않고 전두환, 노태우정권까지 무려 30년간 대물림이 이어졌다. 전두환 정권 시절에 1987년 6월 항쟁이 일어나 지금의 헌법이 제정되어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거치면서 한국의 민주화는 완전히 자리를 잡아가는 듯 했다. 그런데 2008년 이명박 정부 들어와 조금씩 사정기관을 등에 업고 공안통치가 시작되더니 박근혜 정권에서는 아예 대놓고 경찰, 검찰, 국정원까지 동원하여 21세기 세계경제대국 10위권이라는 대한민국에서 자행되어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또 다시 20세기, 1980년대로 후퇴시켰다.
그러면 박근혜 대통령의 개인사를 살펴보자. 1961년 박 대통령의 아버지가 군사혁명을 일으켜 한국에서 최고 권력자가 되었을 때 박 대통령은 채 열 살이 안 되었다. 그리고는 1979년 10월 26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에게 박정희 대통령이 살해될 때까지 공주로, 퍼스트레이디(first lady)로 우리 민중의 삶과는 동떨어진 세상에서 살다보니 청소년기에는 상당한 우월감에 사로 잡혀 있었지 않았나 싶다. 반면에 접촉하는 사람들이 한정적이고 폐쇄적인 청와대에서 성장하다보니 성격형성에 있어서 자기밖에 모르는 외고집성향으로 점점 변화했을 뿐만 아니라 여러 계층의 사람들과 교류가 없다보니 남을 배려하거나 타협하면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도 터득하기가 어려웠을 거라고 본다. 또한 박 대통령이 선임한 유영하 변호사의 말마따나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을 존중해 달라”는 말 이해한다. 하지만, 평범한 가정을 갖고 아이들을 키워본 것도 아니어서 사랑이나 용서와 같은 관용을 베풀 줄도 모르며, 정직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개념조차 잘 모르는 철부지처럼 거짓말을 밥 먹듯 둘러대는 박 대통령의 언행에서 그의 성장배경이나 살아온 습관이 깊숙이 배어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더구나 양친(兩親)을 흉사로 여의고 나서는 이런 비정상적인 사고가 더 심화되었을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앞의 언급에서 보듯이 이런 부정적인 측면이 대통령이 되고도 박근혜 대통령을 혼자 밥 먹게 하고, 장관이나 비서 등 여러 참모들과 대면보고를 회피하게 만들었지 않았나 생각된다. 박대통령의 비정상적인 생활과 사고는 그에 그치지 않고, 청와대 집무실이 아닌 관저 깊숙이 숨어서 오직 자신의 건강과 미를 추구하며, 최순실을 따르는 아주 극소수의 충복들과 국정을 논하면서 우매한 국민들은 이렇게저렇게 무슨 짓을 해도 따라올 것으로 에둘러 생각하고 있었기에 처음부터 국민은 안중에 없었다.
그 결과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을 받았다. 12년 전에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환하게 웃는 당신의 옛날 모습에서 “참, 철이 없구나!“라고 생각했었다. 바로 이걸 보고 ”자업자득“이라고 한다. 2004년도의 탄핵은 국민 65%가 옳지 못한 탄핵이었다고 하는 반면에, 2016년도의 탄핵은 국민 80%가 잘 한 탄핵이라고 한다. 이제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받아들여할 것은 받아들일 때가 되었다. 찬성한 234명 중에는 여당에서도 62명이라는 국회의원이 찬성에 동참하지 않았는가. 헌재의 결정을 기다리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고 부질없는 짓이다. 이제는 내려와라. 그리고 국민께 용서를 구하라.
우리나라에서 박근혜 대통령처럼 불행한 대통령이 더는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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