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김한길의원이 탈당하면서 한 탈당의 변을 들어봤다. 그런데 얼마 전에 안철수의원의 탈당할 때 한 얘기하고 어쩌면 그렇게 똑 같은 말만 골라서 하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할 말이 없을 정도로 궁색했다면 시원하게 20대 불출마라도 선언하면서 당을 떠나든지, 아니면 안철수의원하고 김한길의원이 통합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든 장본인으로서 이렇게 당이 파탄나게 된데 대해 책임을 느끼고 자숙하면서 조용히 있어야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김한길과 안철수가 만든 당이다. 나는 이 정당이름이 하도 길어서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다가 재작년 8월 이후에야 실제로 당명을 알게 되었다. 당명이 너무 길다보니 보통사람들이 쉽게 기억할 수가 없을뿐더러 약칭으로도 ‘새정련’, '새민련’ 등 부르기가 어색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재작년에 새정련이 내홍에 휩싸여 비상대책위를 구성하여 당을 추스르고 있을 때부터 당명을 간결하고, 부르기 쉬운 이름으로 바꾸었으면 좋겠다고 많은 사람들이 얘기한 적도 있다. 그런데도 어떤 이유로 여기까지 왔는지 알 수가 없다.
다시 새정련을 탄생하게 한 김한길의원과 안철수의원에 대해서 얘기를 더 해보자.
김한길의원은 소설가였다. 소설가였던 그가 정치에 입문하여 지역구에서 고배를 마시고, 전국구 직능대표로 국회의원이 되었던 시절만 해도 참신한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이 주목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세월이 흘러 ‘정치인 김한길’을 어떻게 봐야하는가?”라는 물음에는 생각할시간이 조금도 필요하지 않았다. 2007년 열린우리당을 탈당했고, 그것도 모자라 자기가 2014년 3월 안철수와 같이 만든 새정치민주연합당이 당명을 바꾼 더불어민주당을 오늘 탈당했다. 탈당하면서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서 그렇게 했다고 한다. 삼척동자도 뭉쳐야 힘이 생기고, 총선과 대선에 이길 수 있다는 것은 다 알고 있건만 소설가로서 정치를 그렇게 오랫동안 했던 분이 이토록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할 때는 탈당하는데 명분이 없다는 얘기이다.
그러면 지난 해 12월 13일 안철수의원의 탈당은 어떻게 봐야 하는가. 그는 사기업오너로서 컴퓨터바이러스연구를 통해 돈을 많이 번 사업가였다. 그러다가 대학교수가 되어 명성을 쌓았으며, 그 명성은 정치인으로 탈바꿈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이 안주하게 되었다. 그의 진가는 서울시장 당선가능성이 본인이 더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박원순변호사에게 양보해줬다는 데 커다란 충격과 신선함이 있었다. 그렇잖아도 기존 정치인들의 구태정치에 신물이 나고 마땅한 탈출구가 없어 갈피를 못 잡던 국민들한테 꿈과 희망을 갖게 해준 사람이었다. 그러던 그가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지금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대표에게 밀려 석연찮게 후보사퇴를 하고 선거 당일 미국으로 도망가듯 가버렸다. 그 때 그렇게 미국으로 갈 생각만 하지 말고 진작부터 문재인후보를 성의 있게 도왔다면 지금의 정치적 입지가 이렇게 어지럽게 변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안철수, 새정치를 주창하던 그도 기성 정치판에 벌써 물들어 대통령 병에 걸린 사람처럼 줏대 없이 왔다갔다하는 모습이 안타까워서 하는 말이다.
그리고 새정치를 표방하며 김한길대표의 민주당과 합당을 했다면, 여기서 그 어떤 어려움이 있다고 하더라도 참고 헤쳐 나가야 하는데, 여태까지 김한길 전 공동대표와 같이 당의 단합을 위해서 고민과 노력도 없이 사사건건 말도 안 되는 것을 트집 잡아 문대표 흔들기만 하다가 탈당을 했다. 공식적인 당헌·당규에 따라 전당대회를 거쳐 대표가 된 사람을 아무런 대안도 없이 사퇴하라고 하면 어떻게 하란 말인가. 그런 무책임한 언동을 했던 안철수와 김한길 전 공동대표의 탈당은 더불어 민주당으로 보았을 때 어쩌면 잘 된 일인지도 모른다. 탈당하기 전에 진작 해당행위자로 제명처리 하였으면 야당이 지금처럼 총선을 앞두고 사분오열 되는 것을 미연에 막을 수도 있었지 않았을까 싶다.
“민주주의는 시끄러운 것이 민주주의”라고 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국민의 안중에는 없고 여태까지 자기들끼리 싸우기만 일삼는 정당으로 인식되던 더불어민주당이 이번에 김한길과 안철수가 탈당한 것을 계기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서 분란을 조기에 수습하고, 사회각층에서 훌륭한 인재와 전문가를 발굴해 면모를 일신하여 명실상부한 수권정당으로서 국민과 함께 하는 '더불어민주당'이 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두 분(김,안)께 부탁하고 싶은 것은 이렇게 쉬는 날(일요일) 기자회견 한답시고 종편에서 떠들어대게 하는 것은 일종의 공해(公害)이니 앞으로는 여러 시청자를 위해서 재고를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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