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하롱베이를 가다

강일형(본명:신성호) 2011. 2. 22. 21:46

 

 

 

 

 

 

 

 

 

 

 

하롱베이를 가기위해서 캄보디아 씨엠립 공항에서 하노이로 가는 베트남 비행기를 탔다. 하노이까지는 두 시간 가까이 걸리고, 거기서 다시 버스를 타고 육로로 3시간은 이동해야 한다.


하롱베이는 베트남의 북동지역 끝인 중국과의 국경지역에 있는 아름다운 섬들이 많은 해안이다. 중국과의 오랜 전쟁에도 하롱베이를 끝까지 지킨 것을 베트남인들은 아주 자랑스러워한다.


아침에 눈을 뜨고 바깥을 내다보니 가까이는 열대식물들이 눈에 들어오고 멀리로는 동글동글한 산들이 바다에 떠 있는 듯이 보였다. 아침기온은 캄보디아에 있을 때보다 좀 썰렁하다고 느낄 정도였고, 12월 중순인데도 우리나라 초가을 날씨 쯤 된 것 같다.


아침을 먹고 우리는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 바다에는 많은 섬들이 제 각기 다른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한다. 크고 작은 섬이 3,000여개라고 하니 얼마나 많은 섬이 바다에 떠 있겠는가? 우리를 태운 배는 여러 섬들을 돌아 나와 동굴이 있는데다 우리를 내려줬다. 동굴은 코스대로 간다고 해도 한 시간 이상을 돌아다녀야 했다. 한 바퀴 돌고 바깥으로 나오니 입고 있는 옷이 땀에 다 젖었다.


우리는 다시 배를 타고 바다 한 가운데로 들어왔다. 점심을 먹기 위해 다금바리를 싣고 있는 배로 가서 고기들을 구경했다. 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지만, 그렇게 큰 차이는 나지 않아 보였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진짜 다금바리가 아니라 4촌 쯤 되는 거라고 한다. 큼직한 걸로 몇 마리 잡아서 회를 떴다. 회의 양도 양이거니와 바다에서 배를 타고 회를 먹는다고 생각해보자.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질 텐데 시원한 바닷바람에 땀을 식히며 소주를 곁들인다고 하면은 낙원이 따로 있겠는가? 바로 여기가 낙원이 아니고 어디가 낙원이란 말인가! 더구나 지형도 잔잔한 바다위에 떠 있는 배 뒤로 그림 같은 산이 마치 우리를 감싸 안고 있는 듯 했다. 갖고 간 술을 다 비우고, 베트남 소주를 몇 병 더 한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 소주보다 더 독한지 취기가 금방 올라왔다. 유네스코에서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한 하롱베이에서는 이렇게 바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하롱베이에서 또 다른 아침을 맞는다. 아침을 먹고는 부지런히 짐을 싸서 하노이로 이동을 했다. 올 때는 밤이라 잘 보지 못했는데 오면서 보니 집들이  넓은 쪽이 출입구가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와 반대로 좁은 데로 출입구를 내놓았다. 주택들이 다 그런 형태로 되어 있는 걸 보고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또 한 가지는 장례문화인데 거의가 집 가까이에 있는 논두렁이나 밭두렁에다가 납골당을 지어 조상을 모시고 있었다.


하노이에 들어서니 어디를 가든지 오토바이부대가 떼로 몰려다닌다. 자동차가 신호등 앞에 서면 언제 그 많은 오토바이가 몰려드는지 차는 보이질 않고 오토바이 물결로 거리를 메운다. 오토바이가 베트남에서는 한 교통수단으로 자리를 확실히 잡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자전거에 한 사람이 더 탈 수 있게끔 장치를 한 것이 씨클로라고 하는데 그걸 타고 시내를 여행했다.


베트남에 와서 하롱베이에서는 작고 예쁜 섬이 가장 먼저 생각이 나고, 하노이에서는 오토바이가 제일 먼저 머리에 떠오른다. 베트남, 우리나라하고는 멀고도 가까운 나라다. 지난 과거를 잊고 우리 같은 사람이 이렇게 오고가고 있다는 것만도 다행스런 일이 아닌가. 더 좋은 관계가 오래도록 지속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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