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초등친구들과 주문진을 가다

강일형(본명:신성호) 2014. 6. 30. 22:41

 

 

 

지난 토요일은 초등친구들과 같이 강원도 주문진으로 나들이를 갔다. 청주친구들은 버스를 타고 올라왔고, 우리는 승합차를 타고 여주휴게소로 내려가서 다 함께 만나 버스로 여행길에 올랐다. 서울 친구들은 4명이 참석을 했고, 청주 친구들은 여자동창생 4명을 포함해 21명이 참석을 하여 그나마 체면을 유지해주었다.

 

다들 오랜 친구이고, 정겹고 반가운 친구들인데 언제 세월이 그렇게 갔는지 환갑, 진갑이 지나 세월을 감당하기가 벅찼는지 머리는 다 빠져서 얼마 남지 않은 머리가 하얗고, 이마엔 깊은 주름이 삶의 역정(歷程)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반백년을 넘게 친구를 했으면 이제는 싫증이 나고 싫어질 때도 되었건만 초등친구이고, 고향친구라서 그런지 언제나 한결같다. 지나온 세월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평소에 잘 느끼지 못하다가도 이렇게 친구들을 만나면 금방 느끼게 된다. 손을 잡고 어깨를 만져보면 세월의 무게만큼이나 우정의 깊이와 무게도 묵직하게 느껴진다. 이게 오랜 친구들이다.

 

이런 친구들과 같이 버스로 이동하면서 비록 차 안이지만 소주잔을 주거니 받거니 했다. 그러면서 고향얘기도 듣고, 또 오지 못한 친구들 안부도 물어 보았다. 1년에 한두 번 있는 행사인데도 해가 거듭될수록 참석친구들이 줄어드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삶을 달리한 친구들도 있는가하면 병마에 시달리는 친구도 있어서이다. 우리가 5-6년이 지나면 70이 된다. 고희(古稀)가 바로 코앞인데 세월을 탓하거나 머뭇거릴 정도로 여유가 있지 않다. 좀 더 자주 만나서 이번처럼 진한 우정을 나누어야 되지 않겠는가.

 

주문진에 도착해서는 바로 횟집으로 이동을 해서 점심식사를 했다. 식사를 하면서 소주도 곁들이고, 또 못 다한 고향얘기와 친구들 얘기도 나누다보니 시간이 많이 지났다. 식사를 마치고 주문진 시장으로 자리를 옮겨 건어물 한두 개씩 사서 나오니 그 앞에서 백혈병, 소아암 돕기 자선공연을 하고 있었다. 도움이 될지 몰라도 성의표시를 하고서 가수가 노래하는 것을 듣고 있을 때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곧 소나기가 쏟아졌다. 하늘을 보니 금방 그칠 비가 아니었다. 그래서 동해안까지 가서 바다도 못 가고 바로 귀경길에 올랐다. 비는 대관령 넘어서니 그쳤다.

 

초등친구들과 바닷가를 걸면서 소중한 추억을 갖고 돌아와야 했는데 이번에는 배도 못타고, 또 바다에도 가보지 못하고 와서 아쉬움이 컸다.

 

청주에 사는 현주, 현기, 현만, 용기, 영옥, 영석, 완기, 종우, 선진, 선정, 명화, 신곤, 근수, 재일, 동희, 신병호, 최병호, 유순, 순자, 병숙, 임순이 친구, 그리고 서울에 교순, 강휴, 석우 친구 고맙네. 건강하게 잘 있다가 또 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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