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초여름답지 않게 날씨가 무덥다. 마치 한여름이라도 된 듯 한낮에는 숨이 콱콱 막힐 정도로 때 이른 더위가 찾아 왔다. 그래서 그런지 시원한 바다가 그리웠고, 어디든 여행을 떠나고 싶었다.
그래서 바다하면 대여섯 번 갔었던 원산도 오봉산해수욕장이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올랐다. 그렇지만 일요일부터 월요일까지 비가 온다고 해서 망설이다가 이왕 마음먹었으면 가야지 가지 않으면 괜히 마음도 찜찜하고, 또 아주 많이 후회할 것 같아서 집을 나섰다.
안양시외버스터미날에서 8시에 대천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위해서는 집에서 적어도 7시 반에는 나가야 했다. 그래야 안양역전에서 출발하기 전 한숨 돌리고 버스를 타기 때문이다. 안양에서 출발한 버스는 대천 가기 전에 보령시외버스터미날에 한 시간 40분 만에 도착을 했다. 버스요금은 안양에서 보령까지는 9,900원이고,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서 대천여객선터미날까지는 20여분이 걸리고, 버스요금은 1,400원이었다. 대천어항에서 원산도 가는 배를 타기 위해서는 적어도 10시 20분 전까지는 가서 배표를 끊어야 10시 반에 출발하는 배를 탈 수가 있었다. 4,950원을 주고 카페리 표를 끊어서 배타는 곳까지는 줄곧 뛰어서 간신히 승선하니 이제는 마음이 푸근해졌다. 원산도 선촌항까지는 30분 가까이 걸렸다. 원산도에 도착하여 배에서 내리니 송림산장지기가 차를 끌고 나와 기다리고 있었고, 선촌항에서 오봉산해수욕장이 있는 곳까지는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제는 오봉산해수욕장 얘기를 해볼까 한다. 오봉산해수욕장은 자주는 아니더라도 7-8년 전부터 1년에 한두 번은 꼭 왔었다. 어느 때는 봄에도 왔었고, 오다보면 초여름에도 왔는가 하면, 한여름의 피서 철,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가을 철 등 추운 겨울철만 빼놓고는 계절에 상관없이 여러 번을 왔었다. 이번에는 6월 초에 원산도를 갔었지만, 작년에 갔을 때는 늦은 봄이라서 오봉산에 가서 고사리도 뜯고, 달래도 캐고, 오봉산해수욕장 우측에 가서 낚시도 하며 4박을 하고 왔는데 이번에는 비록 짧기는 하지만 2박을 하면서 원산도에 와서 가장 우선 시 되는 낚시는 물론이고, 굵은 소나무들이 가득한 오봉산 솔밭 길을 따라 약 1시간 남짓 트렉킹도 했다. 일요일 저녁나절에는 바닷가로 나가 바닷물이 저 멀리 빠져 나갔을 때 조개도 잡고, 꼬챙이를 가지고 땅속 굴을 쑤셔서 개불도 잡아 소주도 했었다. 이런 것들이 당장은 재미이고, 시간이 지나 세월이 가면 추억이 된다. 그리고 빼놓을 수가 없는 것이 하나 더 있다. 지난해 왔을 때는 산장지기한테 하수오 술을 두잔 얻어 먹었는데 이번에는 구찌뽕술, 망개술 등 여러 술을 골고루 얻어 마신 것으로 부족했는지 구찌봉 술을 반병이나 얻어 갖고 왔다. 참으로 대단한 일이 아닌가.
원산도 하면 생각나는 것이 물론 오봉산해수욕장도 생각이 나지만, 그보다 ‘송림산장’의 안주인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왜냐하면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듯이 이 산장의 안주인이신 사모님의 음식 맛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닭도리탕과 꽃게탕은 어디에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일품인데다가 인심까지 넉넉하시어 먹는 즐거움까지 느끼게 하여 오래도록 마음에 남게 한다. 그런데다가 사장님의 부지런하심은 산장 구석구석이 깨끗할 수밖에 없고, 잠시 시간이 되어 사장님과 얘기를 나눠보면 학교 선생님을 오래 하셔서인지 역사와 문화에 대해 아주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어 여행의 즐거움을 더 해 주기도 한다. 그리고 어디에 가면 무엇보다 잠자리가 편안해야 되는데 늘 송림산장민박을 찾는 것도 잠자리가 편안해서가 아닐까 싶다.
이제는 여길 오래도록 다니다 보니 원산도 오봉산해수욕장에도 정이 들었고, 또 이 송림산장지기이신 사장님이나 안주인이신 사모님과도 오랜 세월이 말해주듯 편안해졌다.
올 해도 어김없이 원산도에 와서 지난해에 느끼지 못한 추억거리를 갖고 돌아왔다. 이 모든 것이 원산도에 ‘송림산장’의 김사장님 덕분이 아닌가 싶다.
“김사장님, 그리고 부사장(사모)님! 고맙소. 늘 건강하시구려. 그래야 아무래도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보지 않겠소. 그러면서 친구도 하고, 오래도록 살아가면서 세상얘기도 나눠 보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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