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초여름 더위가 오전부터 기승을 부린다. 아직 한여름이 되려면 달이 바뀌고도 중순이 되어야 되는데 올 해는 계절이 빨라서 그런지 더위도 여느 해보다 빨리 찾아 왔다. 그래서 집에 있는 것보다는 수리산에 가서 임도를 걸으며 더위를 피해보기로 했다.
정류장 뒤편에 가서 김밥 두 줄을 사서 가방에 넣고 집을 나선 시간이 11시가 넘어서였다. 비산동 이 마트 앞에서 11-3번 버스를 타고 병목안 삼거리에서 내려 공원으로 들어가니 벌써 많은 등산객들이 여기저기 모여서 산행준비를 하고 있었다.
여러 등산객을 따라 10여분 산길을 걸었더니 양쪽으로 쌓아올린 돌탑기둥이 눈에 들어왔다. 여기가 제1만남의 광장이다. 만남의 광장에는 언제 사람들이 왔는지 많은 등산객들이 군데군데 모여서 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곳을 지나 얼마 안가 우측으로 방향을 바꿔 가파른 고갯길을 10여분 걸어 올라가면 제1전망대가 우측으로 있다. 전에 여기를 왔을 때는 수풀이 우거지기 전이라 안양 시내를 조망할 수가 있었는데 지금은 나무에 가려서 일부만 볼 수 있었다. 다시 하늘이 안 보이는 수풀 길을 따라 2-30분 오르락내리락하면 제2전망대가 나오고, 수리산 임도 중에서 가장 명물이라는 출렁다리가 나온다. 이 출렁다리를 건널 때 보턴을 누르고 지나가게 되면 음악이 나오게 되는데 그렇잖아도 출렁거리는데 춤까지 덩실덩실 춰지니 더 출렁거렸다.
제3전망대를 지나 얼마를 가게 되면 잣나무군락지가 나오고 순환지점 바로 앞까지 이어지다가 잣나무가 안 보이는가 싶더니 제2만남의 광장으로 조금 더 내려가다 보면 잣나무 숲이 다시 이어진다. 여기는 산림욕을 할 수 있도록 누울 수 있는 긴 의자가 있어서 한 번 드러누워 봤더니 참으로 편안하고 세상에 부러울 것이 하나도 없었다. 다만 더 드러누워서 쉬고 싶어도 낮인데도 모기 때문에 그 곳엘 오래 머무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제2만남의 광장을 거쳐 수리산성지순례자성당 앞을 지나 처음 출발했던 병목안공원까지 걸린 시간은 3시간 남짓 걸렸다. 걷는 동안 오르막내리막이 더러는 심한데도 있었지만 하늘이 안 보일 정도로 꽉 수풀이 우거져서 이처럼 더운 날씨에도 걸어 보니 너무도 기분이 좋았다. 다시 또 걷고 싶은 수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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