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초등친구들과 같이 통일전망대를 갔었다. 서울에서 8명이 참석을 했고, 청주 친구들이 18명이 참석을 하여 합이 26명이 참석을 했는데 여느 행사와 비교했을 때 참석률이 많이 저조한 편이었다.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농사 짓는 친구들은 농번기인데다가 특히 삼농사 짓는 친구들은 지난겨울에 눈이 많이 와서 인삼밭에 햇볕가리개가 무너져 내려 보수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한다.
청주에서 올라오는 친구들은 대형버스를 타고 와서 우리와 중부고속도로 초입에 있는 만남의 광장에서 만나기로 했지만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장기주차 공간이 없었다. 동서쪽 주차장을 다 돌아봐도 자리가 없어서 할 수 없이 방향을 바꿔 가평휴게소까지 올라가서 거기다 파킹을 하고 청주 친구들이 타고 온 버스에 동승을 했다.
지난 1월 초에 청주에서 정기회의를 할 때 봤는데도 반갑고 정겨운 것은 초등친구들이고 어렸을 때 시골에서 같이 학교를 다녀서 더 그런 것 같다. 더구나 이렇게 다들 나이가 들다보니 남는 건 친구 밖에 없고, 그 중에서도 초등친구들이 가장 마음 편하게 격식을 따지지 않고 허물없이 만날 수 있는 친구가 바로 이런 고향친구들이 아닌가 싶다.
오늘은 이런 친구들과 같이 통일전망대를 갔다. 통일전망대는 재작년 가을에도 갔었고, 그 전에도 몇 번을 갔었지만 이번에는 초등친구들과 같이 소주잔을 주고받으며 어렸던 시절에 고향얘기를 나누며 가다보니 어느새 거진항에 도착했다. 점심을 횟집에서 먹은 후 바로 통일전망대로 출발하여 지금은 오고가지 못하는 북한의 해금강과 금강산을 멀리서나마 바라보았다. 수년 전에 금강산을 가서 만물상, 삼일포, 해금강 등을 둘러보던 생각이 떠올랐다. 이제는 더 이상 반목질시하지 말고 남북한의 당국자가 조금씩 물러서서 저 곳을 다시 오고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며칠 전 강원도에 많은 눈이 내려서 산에는 온통 흰 눈으로 덮여 있다. 서울 경기지역에서는 눈을 찾아보기가 힘든데 동해안 쪽으로 많은 눈이 녹지 않고 쌓여 있어서 마치 한겨울 같다. 날씨도 썰렁한데다가 통일전망대에서 해금강 쪽을 바라보다가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수많은 사람들이 오갔던 길인데 이렇게 한적하기만 하니 괜히 마음이 착잡해지고 몸과 마음이 더 썰렁해지는 듯 했다.
그래도 오늘은 고향의 오랜 친구들과 같이 고성의 통일전망대를 둘러보게 되어 감개무량하고, 여기 같이 온 것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것으로 본다.
“친구들, 건강하게 잘 있다가 또 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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