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서울 홍은동에 있는 백련산과 연세대학 뒷산인 안산을 갔다가 왔다. 산 높이가 300m도 안 되는 나지막한 산이지만, 도심 속에 있어서 두 산 모두가 주민들한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산이다.
우리가 홍제역 4번 출구를 빠져나와 걷기 시작한 시간이 오후 1시가 좀 넘어서였다. 홍은 사거리를 지나 바로 오르막 산길로 접어들어 백련산 정상에 올랐다가 홍연초등학교 앞으로 내려와서 다시 홍제천을 따라 얼마 걷지 않아 폭포마당에서 안산자락길로 접어들었다. 안산방죽과 너와집쉼터를 경유하여 안산 정상에 있는 봉수대를 보고 무악정 쪽으로 하산하여 연대 정문까지 걸은 시간이 거의 4시간 가까이 걸었던 것 같다. 산 북서쪽으로는 아직도 많은 눈이 녹지 않고 쌓여 있어서 빙판인데다가 중간중간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걸어서인지 시간이 예정보다 더 걸린 듯하다.
백련산에도 여러 사람들이 걷고 있었지만, 안산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걷고 있었다. 그것도 아이들을 데리고 가족단위로 걷는 사람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지금은 흰 눈으로 덮여 있는 이 자락길을 걷고 있지만, 봄이 되면 긴 벚꽃길이 열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안산방죽’을 지나 ‘너와 집 쉼터‘ 와 ’안천약수터‘로 해서 봉수대를 올라갔는데 가파른 경사가 있긴 해도 길지 않아서 정상까지 금새 올라갈 수가 있었다.
봉수대에 올라서니 사방이 확 트여 앞으로는 인왕산이 보이고, 연무가 있어 멀리까지 잘 보이지 않지만 서울 남산이 희미하게 보였다. 그리고 북쪽으로는 우리가 조금 전에 갔다 온 백련산과 홍제천 길이 눈에 들어왔다. 올라가면서도 약수터도 많고, 힘들면 쉬었다 가는 자리도 마련해놓아 ‘안산길’을 걸으면서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정상에 올라와 보니 296m의 작은 산인데도 서울 서쪽에 이런 산이 있다는 것이 이 주위에 사는 사람들한테는 대단한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오늘 오른 안산은 평소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산이었다. 남들이 얘기하는 “안산길이 좋아, 연대 뒷산, 안산!”하는 얘기를 하더라도 이제는 뭐가 있고 걷는 길이 어떤지를 꼽사리껴서 한마디는 거들어도 될 것 같다. 이렇게 좋은 길을 걷게 해주신 ‘아름다운 도보여행’의 여울목대장님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올리고, 또 같이 걸어준 여러 회원들께도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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