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크게 바쁜 것도 아닌데 마음이 편안하지 못했는지 아니면 지난 연말에 계속 이어진 송년모임 탓인지 여기에 들어와 글 한편을 남기지를 못했다. 그래서 오늘은 지난 연말에 아이들과 같이 보낸 이야기와 오늘 청주에서 초등모임이 있어서 갔다 온 얘기를 한꺼번에 해볼까 한다.
지난 연말에는 이틀도리로 내리는 눈 때문에 산에도 못 다니고, 카페도보행사에도 참석하지 않다보니 운동량이 부족했다.그래서 지난 달 마지막날은 발이 푹푹 빠지는 뒷동산을 한 바퀴 돌고 내려와서 아이들이 온다고 하여 음식을 장만하는 마누라 일손을 거들어 집안 청소를 말끔하게 했다.
그러고 나니 큰아이와 큰 며느리 될 아이가 먼저 들어오고, 얼마 안 있어 분당에 사는 작은 며느리가 들어왔다. 작은 아들은 며느리와 근무하는 지역이 다르다보니 같이 오지 못하고 좀 늦게 와서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는 건배를 들어 가는 해의 아쉬움을 달래고 가족의 건강과 행복, 희망차고 뜻있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하며 밝아오는 새해를 맞이했다. 모처럼만에 집안이 꽉 찬 것 같고 웃음이 바깥까지 퍼졌다. 눈이 많이 내리지 않았다면 시흥시에 계시는 아이들 할머니를 모시고 오셨으면 그 자리가 더 보기가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쉬움이 있었다.
재작년 1월에는 큰아이보다 작은 아이가 먼저 결혼을 했고, 이번에는 좀 늦었지만 큰아이가 며느리 감을 데려와 우리 집으로 봐서는 대단한 경사다, 지난 해 말일에 아이들한테 덕담을 하면서 “지금은 우리가 여섯 명이지만 내년에는 일곱 명이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더니 아이들이 박수를 치며 많이 좋아한다. 그 바램이 현실로 이루어지길 내심 기대해본다.
큰아이는 며느리 될 아이를 데려다 주고 늦게 왔고, 작은 아이 내외는 우리 집에서 자고 정월 초하루 날 아침에 떡국을 끓여 아이들과 같이 식사를 했다. 작은 아이내외를 집에 보내고 나서 남은 음식을 주섬주섬 몇 가지 챙겨서 마누라하고 같이 시흥시에 계시는 어머니한테 갔다. 눈이 많이 내려서 차를 끌고 가지 않고 버스를 타고 갔는데 버스가 휴일이고 눈이 많이 와서 40분이 지나도 오질 않아서 갔다 오는데 꽤나 고생했다.
오늘은 초등학교 동창모임이 청주산성유원지에서 있었다. 거기나 여기나 눈이 많이 와서 길만 빠끔하고 산과 들이 모두 흰 눈으로 덮여 있다. 도회지에서 볼 수 없는 한겨울의 전형적인 시골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장소가 청주시내에서 떨어져 있어서인지 여느 해 모임 때보다 영 적게 나왔다. 이제는 다들 환갑, 진갑이 지나다 보니 굵게 파인 이마의 주름살과 얼마 남지 않은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에서 지나간 세월의 흔적을 엿볼 수가 있다. 우리가 잘 해야 10년 이쪽저쪽 친구모임이 되겠지만 이 보다 근력 떨어지고, 친구들이 병마에 시달리다 먼저 가는 친구들이 벌써 열손가락을 꼽을 정도니 점점 규모가 줄어들 것이다. 오늘도 오래도록 병마에 시달리는 친구를 집으로 찾아가서 얼마씩을 걷어서 주고 오기도 했다. 이게 친구 아닌가.
여러 친구들이 있지만 그래도 초등친구들이 가장 허물없고, 편안한 것 같다. 고향친구들이라 그런지 무슨 얘기를 해도 다 들어줄 것 같고, 욕을 해도 하나도 거리낌이 없다. 오히려 그게 자연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오늘 이런 친구들과 같이 점심을 먹으면서 술잔을 마주쳤다. 앞으로도 오늘처럼 술잔을 마주치며 오랜 친구를 하기 위해서는 더욱 더 건강을 잘 챙겨야 한다.
오늘도 바쁘게 보낸 주말이지만 고마운 하루였다.
우리 집에서
뒷동산에서
청주 산성유원지에서 초등친구들과 같이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쁜 주말을 보냈다 (0) | 2013.02.18 |
---|---|
설 쇠러 내 고향 충북 미원에 가다 (0) | 2013.02.13 |
눈 내리던 밤에 (0) | 2012.12.25 |
어제도 오늘도 많이 바빴다 (0) | 2012.12.16 |
우성회 송년모임에 가다 (0) | 2012.1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