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

눈 덮인 관악산 둘레길을 걷다

강일형(본명:신성호) 2012. 12. 10. 00:24

 

 

오늘이 올 겨울 들어 가장 춥다고 한다. 수은주가 영하 13-4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였다. 내가 집을 나설 때가 오전 9시가 조금 지난 시간인데도 영하 12도라고 한다. 이렇게 추운 날씨임에도 관악산 둘레길 1구간부터 3구간까지 약 15km의 산길을 전부 걸었다.

 

사당동에서 카페동호회원들과 같이 만나기로 한 시간이 오전 10시인데 한참을 여유 있게 나가서 날씨는 추운데 바깥에서 많이 떨었다. 그런데 이렇게 날씨가 춥다는 데도 사당역 5번 출구와 6번 출구는 관악산 가는 등산객들로 발 디들 틈이 없을 정도로 북적거렸다.

 

50여 명의 카페회원들과 같이 사당역 6번 출구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자리를 이동하여 도보를 하기 전에 경직된 몸을 간단히 풀고, 본격적인 도보를 시작하였다. 사당역에서 낙성대 쪽으로 큰 도로를 따라 얼마 걷지 않아서 좌측으로 나 있는 계단 길을 따라 긴 오르막이 시작되는데 여기가 관악산 둘레길 제 1구간인 애국의 숲길이다. 즉 사당역에서 서울대 입구까지 6.2km의 비교적 긴 거리이다. 관악산 중턱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마을로 내려오기도 하며 오르막내리막을 몇 번한다. 요 며칠 전에 많은 눈이 내린데다가 강추위에 녹지 않아서 산 어디를 가든 눈 구경은 실컷 했다. 여러 곳의 둘레길을 걸어 봤지만, 길도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최대한 살려가면서 작은 산길로 이어지게 했으며, 걷는 길이 어느 정도 기복이 있어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이 엄동설한에도 땀방울이 맺히기도 했다.

 

우리는 서울대 입구에서 점심을 한 그릇씩 사 먹고는 제 2구간인 서울대입구에서 시작하여 국제산장아파트까지의 4.7km 되는 체험의 숲길을 걸었다. 이 구간은 삼막사 쪽으로 올라가다가 우측으로 방향을 바꿔서 가다보면 보덕사, 삼성산성지, 호압사 등이 나오는데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움이 있고 시간이 된다면 한 번은 둘러 보고 가는 것도 괜찮지 않나 싶다.우리는 보덕사는 들르지 않고 삼성산성지와 호압사는 한 바퀴 둘러보았다.

 

3구간은 국제산장아파트에서 신림역까지 4.1km사색의 숲길을 걸었다. 이 길은 가운데로 길게 이어지는 나지막한 산을 두고 양쪽으로 아파트촌도 있고, 마을도 있다. 이 길은 군데군데 공원이 있어서 산길을 걷다가 공원에 와서 쉬었다갈 수 있도록 일부러 배려해 놓은 것처럼 공원과 산길이 조화를 잘 이룬다.

 

다리가 뻐근하고 아이젠을 한 등산화가 무겁게 느껴지는 걸 보니 얼추 다 내려온 듯하다. 관악산 둘레길을 걸으면서 좀 특이하다고 느낀 것은 나무를 자른 토막에 써놓은 둘레길구간표시를 쉽게 볼 수 있다는 것이고, 오늘 우리가 이렇게 너무 추울 때 와 걸어서인지 몰라도 겨울보다는 계절적으로 봄이나 여름, 가을이 이 길을 걷기에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오늘 갑자기 인도행카페 도보에 참석하여 관악산둘레길을 걸었는데 춥다고 웅크리고 집에만 있는 것보다는 몇 배 잘 했다고 본다. 우리를 위해 고생하신 라이프대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6시간 반 가까이 같이 걸어준 인도행회원들께도 고맙다는 인사말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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