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또 한 살을 먹으니 공이 제 멋대로다

강일형(본명:신성호) 2012. 1. 28. 18:48

요즘에는 책을 본답시고 내 블로그에도 뜸하게 들어왔다. 그래서인지 전에처럼 애착을 갖고 3,4일마다 어떤 글이 되었든 블로그에 올리던 것을 2주일이 다 되도록 글 한 줄도 못쓰고 내버려 두었다. 그 새에 이렇게 세월은 가서 설을 맞고 며칠이 지났다.

 

설은 우리가 클 때만 해도 많이 기다렸던 명절이었다. 객지에 나가 있던 형님들도 볼 수가 있었고, 평소에는 구경도 못했던 맛나고 별난 음식도 먹을 수가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지금도 눈에 선한 것은 동네 방앗간에 고두밥을 쪄서 갖고 가면 가래떡을 공짜로 빼주었는데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가래떡은 정말 먹음직스러웠다. 그 때만 해도 이렇게 설은 자라나는 애들한테는 기다리게 하면서도 즐거움을 주었다. 나이가 먹는다는 것은 까맣게 잊은 채 설이 다가오는 것이 좋았다. 지금은 어떤가. 설이 가까워지면 또 한 살을 먹는다는 것이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고민거리다. 떡국을 안 먹고, 고민을 해서 나이를 먹지 않는다면 누구나 다 그렇게 할 것이다. 이 세상사람 어느 누구든 세월을 비껴갈 수는 없다. 흘러가는 세월 속에 묻혀 가면서 나이도 먹고 늙어가는 것이다. 그것을 진작 알았다면 지금처럼 고민할 필요도 없고 그리고, 걱정도 하지 않아도 되는데 그 때만해도 그걸 몰라 지금은 후회하며 땅을 치게 한다.

 

 

 

 

오늘도 그랬다. 갑자기 연락이 와서 공을 치러 갔는데 두어 달 만에 골프채를 잡으니 서너홀 돌 때까지는 공이 제멋대로 날아다닌다. 그러더니 티샷을 아이언으로 했더니 공은 똑 바로 가는데 거리가 많이 못 미친다. 그래서 전반 나인홀은 어떻게 돌았는지 모르게 돌고 후반에 들어서는 조금 신경을 썼더니 드라이버도 잘 맞는가 싶더니 마지막 홀이다. 몇 홀 남겨 놓고는 버디도 잡고 또 연속파도 잡아 보지만 너무 늦었다. 그래도 18홀을 돌면서 열 받지 않고 자기 마음을 다스렸으니 그것만 해도 칭찬 받을 만한 일이다.

 

이렇게 나이가 들어가면서 마음은 맨날 젋었을 때처럼 그런데 몸이 따라주지 못하는 것을 알아야 되는데 나이 먹을수록 그런 것을 생각하기가 싫은 건지 아니면 자꾸 잊어버리는 건지 모른다.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정신 바짝 차려서 15-6년 나이가 어린 친구들과도 같이 공을 쳐야 되지 않겠는가.

 

오늘도 어떡하다 보니 하루해가 다 갔다. 그래도 내겐 고마운 하루였고, 올 해 들어서는 공을 처음 쳤으니 올 한 해에 하다못해 이글을 하던지 아니면 홀인원이라도 할 것 같다.

 

홀인원을 위해서 최선을 다 할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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