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은 청주를 가서 충북대병원에 오랫동안 몸져누웠던 친구 부인이 유명을 달리해서 문상을 하고 올라오면서 많은 걸 생각하게 했다. 그렇잖아도 여기저기 병마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났던 나의 친구들을 보고서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다가 이렇게 고향친구가 반평생을 넘게 같이 살아온 부인을 졸지에 잃고보니 일찌기 느끼지 못한 걸 이번에 절실히 느껴야 했다. 요즘은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오래 산다고 하는데도 꼭 그런 것만도 아니었다. 이번에 세상을 떠난 친구 부인은 같은 동네에서 크고 자라다 보니 나도 잘 알고 지내는 사이였고, 얼마전에도 고향에 가서 그 친구와 같이 소주잔을 나눌 때도 술상을 차려 주기도 했다. 고인은 내 친구와 결혼해 여태껏 살아오면서 요즘에 속된 말로 뼈빠지게 고생해서 자리도 잡았고, 부부간에 금슬도 남달랐다.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먼저 세상을 떠나니 친구가 낙심천만해서 몇날며칠을 아무 것도 먹지 않다보니 탈진 상태여서 조문객도 받지 못하였다. 그런 친구의 슬픔을 달래고, 또 유족의 아픔을 추스려주고 올라왔다.
오늘은 다시 청주에 초등학교 동창생들의 모임이 있어 갔었다. 40여 명 가까이 모여서 점심을 같이 먹고 잠시 노래방을 가서 놀았다. 나는 오늘 성남 분당에서 저녁에 사돈과 같이 저녁 약속이 있어서 다 놀지 못하고 몇 사람한테만 얘기를 하고 슬그머니 빠져나와 버스를 타고 집에 왔다가 분당으로 가서 사돈내외를 모시고 작은아이내외와 같이 저녁 먹고, 또 술도 깰겸 노래도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조금 전에 집에를 왔다.
진작 이런 자리를 마련하라고 애들 내외한테 얘기를 누누이 했지만 이렇게 늦게 오늘에서야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그래도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이렇게라도 자리를 마련하지 못했다면 오늘처럼 사돈내외분의 노래 소리도 못 들었을 것이고, 내가 많이 사랑하는 내 며늘 아이 노래도 듣지 못했을 것이다. 앞으로도 시간이 허락된다면 가끔은 오늘처럼 같이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사람이 산다는 것이 고단한 삶이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이번 주는 슬픔과 기쁨을 한꺼번에 몰아 주었어도 그래도 오늘은 고마운 하루였고, 새 해 들어 여러 가지를 알게 해준 고마운 한 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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