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지난 금요일부터 조금 전까지 바쁜 주말을 보내야했다. 금요일 이른 새벽부터 집을 나서서 경남 창원으로가 부친상을 당한 동문친구를 문상하고 유족들의 슬픔을 위로한 후, 그냥 바로 서울로 올라올까 하다가 창원에서 안양으로 오는 버스 편이 없다보니 부산 구포로 가서 KTX를 타고 광명으로 오는 것이 비용은 다소 더 들어도 시간적으로 낫지 않겠나 싶어 창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구포 쪽으로 이동해서 사상 시외버스터미널에 내리니 어디가 어딘지 알 수가 없다.
여기까지 오니까 전에 다니던 회사지점이 바로 옆이었다. 광명 가는 기차가 자주 없는 관계로 표를 끊어 놓고 후배들이 생각나서 목소리나 들어보려고 전화를 했더니 시간이 된다면서 같이 저녁이나 하자고 한다. 그래서 반주를 겸한 저녁식사를 그 친구들하고 같이 하고 자꾸 자고 내일 아침에 올라가라고 하는 걸 뿌리치고 KTX를 타고 광명역에 도착하니 12시가 다 되었다. 괜히 그 친구들한테 폐를 끼친 건 아닌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어제는 아침부터 서둘러 관광버스를 타고 청주를 갔다. 내 집 가까이 사는 친한 친구 아들이 청주에서 결혼을 하는데 축하를 해주러 갔다. 신랑, 신부가 다 중등학교 선생이다. 아버지가 교직에 오래도록 몸 담다보니 아들도 선생이고, 며느리도 선생을 맞이했다. 그 친구는 아들, 딸 반듯하게 키워서 시집·장가 다 보냈으니 큰 일 다 했다. 다시 한 번 이 자리를 빌려 며느리를 본 것을 축하의 말을 전한다. “친구, 축하하네. 며느리도 예쁘더군. 이젠 자네는 한시름 덜었네 그려. 자네 내외만 잘 챙기시게. 우리 더 자주 보세.”
오늘은 서울 팔레스 호텔에서 결혼식이 늦은 오후 시간에 있어서 거길 들렀다. 시골 고향에 집안 일가 딸내미인데 어렸을 때 몇 번을 봤지만 커가는 아이들 모습은 자주 보지 않으면 알아볼 수 없게 변한다. 딸내미도 예쁘게 잘 키웠지만, 사위도 수더분해 보이고 착해 보였다. 우리 집안에 사위라서 그런지 그냥 지나가는 말이 아니고 실제로 늠름해 보이고 좋아 보였다.
이렇게 지난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바쁜 주말을 보냈다. 무료하게 집에 있는 것보다는 바쁜 게 훨씬 낫지만 이럴 때 일수록 과음을 피해야 하는데 그런 것들이 잘 조절이 안 된다. 그렇다고 실수를 하고 다니는 것은 아니지만 나이가 들어 술에 취해 다니는 모습은 그리 썩 보기가 좋은 것도 아니어서 술 마시는 회수를 줄이든지 아니면 아예 끊어버리든지 해야 되는데 조만간에 년 말이 다가오고 술자리가 자주 있는 계절이라서 그게 잘 될지 조금은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아무런 노력도 해보지 않고서 오래도록 건강하게 살기를 바란다면 그만큼 어리석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올 년 말은 작년과 같이 음주회수는 그대로 유지하되 마시는 주량은 반으로 확 줄일 것이다. 나 자신과의 처음이자 마지막 약속이니 꼭 지켜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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