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회룡포, 도산서원, 청량사를 다녀오다

강일형(본명:신성호) 2011. 11. 2. 15:55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에 걸쳐 경북 예천에 있는 회룡포와 안동에 있는 도산서원을 둘러보고 봉화 청량산에 있는 청량사를 다녀왔다.

 

출발 할 때 굵은 빗방울이 떨어져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예천 용궁에 도착할 때쯤 비는 그치고 날이 들었다. 예천군 용궁면소재지 식당에서 만나기로 한 시간이 정오였는데 우리보다 빨리 경주, 울산에서 출발한 일행이 도착해 있었다. 이번 행사는 처가 남매들의 행사다. 일 년에 한두 번 여행을 하고 있는데 봄에는 대만을 갔다가왔고, 가을에는 이렇게 예천에서 만난 것이다. 예천에 회룡포가 있는 줄도 모르고 내려왔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는데 잘 빚은 동동주에 순대안주로 목을 축이고, 점심은 순대국에 밥 한술 말아서 먹고 밖으로 나오니 바로 앞길 건너가 용궁역이다.

 

점심을 먹고 한참을 이동하니 널따란 개천이 보이고, 옆으로는 나지막한 동산이 나왔다. 이 개천이 회룡포이고, 산이 비룡산이다. 우리는 제1뿅뿅교 앞에 차를 세우고 회룡포전망대를 가기 위해서 비룡산을 올랐다. 엊그제 강원도를 다녀온 여독이 덜 풀려서인지 많이 가파르지도 않은 산인데도 힘이 들었다. 금방 땀방울이 맺히더니 이마에서 볼로 줄줄 흐른다. 쉬엄쉬엄 올라가서 시간이 꽤 걸려서야 장안사 들어가는 입구에 도착하니 좌측으로 좌불미륵이 나오고 오른 쪽으로 그리 크지 않은 절이 보였다.

 

다시 땀을 식힌 후 부지런히 5분 남짓 올라가니 회룡포전망대가 나왔다. 회룡포를 위에서 내려다 보는 곳 중에서 가장 시원스럽게 잘 보였다. 마치 용이 내를 휘감아 나가는 듯한 모습으로 아주 선명하게 우리 앞에 나타났다. 처음에는 영월에 있는 한반도 지형하고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자세히 보니 차이가 있었다. 회룡대를 뒤로 하고 봉수대를 지나 사림재로 내려오다 보니 일손이 부족해서 따지 못한 감들이 잎새는 떨어진 채 벌겋게 달려있다. 이곳이 용포마을이다. 마을을 지나 냇가 둑으로 오르니 하얀 모래가 아주 넓고 길게 펼쳐졌다. 그 위로 얕은 시냇물이 흐르고 있고, 가늘고 폭이 좁은 긴 다리가 수백 미터를 이어진다. 이 다리가 제2뿅뿅교이다. 다리를 건너 백사장을 지나 언덕에 오르니 둑방길 양쪽으로 복숭아, 배, 사과, 살구 등 과실나무를 심어 터널식으로 꾸며 놓았다. 봄에는 아주 아름다운 꽃길이 될 것 같다. 좀 더 걸으니‘회룡포’라는 입석이 나오고 모래밭 가운데로 건널수 있게 긴 다리가 나왔다. 바로 이 다리가 제1뿅뿅교이다.

 

다리를 건너서 막걸리 한잔과 도토리묵으로 갈증을 달랜 후 예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삼강주점’으로 이동했다. 회룡포에서 삼강주점은 얼마 안 되는데도 차로 가면 빙 둘러서 가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렸다. 가을 해는 짧아서 도착할 때는 밝았던 것이 금방 어둠이 깔렸다. 들어가는 입구에 연초록의 대나무 밭이 마음에 들었다. 바로 이곳이 옛날에 강을 건너는 나룻객한테 허기를 달래주고 잠자리를 제공하던 주막이다. 미쳐 돈을 준비 못한 나그네에게 외상술과 밥을 주면서 부엌 벽에다 부지깽이로 외상값을 적어놨던 흔적이 지금까지도 역력하다. 여기서 우리는 ‘주모한상’을 시켜 시원한 동동주와 파전을 먹으며 잠간동안이나마 그 시절의 나룻객으로 돌아가 보았다.

 

삼강주점에서 나온 우리는 부지런히 안동으로 이동해 오늘 투숙지인 안동호텔에 도착했다. 갖고 있던 짐을 호텔방에 내려놓고 안동에서는 아주 유명하다는‘안동찜닭’을 먹으러 갔다. 시장 한가운데 찜닭집이 무리를 지어 있었는데 좀 유명하다는 집은 줄을 길게 서있기도 했다. 아주 한참을 기다린 끝에 찜닭이 나왔는데 맛있다고 얘기하기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호텔방에 들어와서도 와인 한잔하면서 세상 돌아가는 얘기와 여행얘기로 한참을 보냈다. 오늘 이 여행에 참석을 하지 못한다고 했던 셋째 처남이 늦게 합류를 하여 저녁을 같이 먹고, 내일 우리와 동행을 하는지 알았는데 밤에 다시 올라간다고 한다. 못 올 입장인데 그래도 형제 모임이다 보니 이 멀리까지 왔다가 도로 올라가는 것이 안타깝고 안 돼 보였다.

 

이튿날 아침이다. 호텔 앞에서 해장국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서 바로 봉정사로 이동했다. 1시간 정도 달린 듯하다. 봉정사 들어가는 입구가 나오자 여기저기 국화꽃이 즐비하게 눈에 띈다. 오늘 국화축제를 한다고 한다. 봉정사는 신라 문무왕 때 지은 절로 ‘극락전’은 봉화에 있는 ‘무량수전’보다 앞섰다고 하여 최고의 목조건물로 평가받고 있다.

 

봉정사에서 다시 도산서원으로 이동했다. 도산서원은 몇 번 들렀었다. 들어가는 입구 길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길옆으로 군데군데 단풍이 아주 예쁘게 들어서 걷는 사람을 기분 좋게 했다. 또한 우측으로 펼쳐지는 안동호수의 가을정취도 볼만했다. 산 양쪽날개가 감싸 안아서 아늑해 보이는 도산서원이 눈에 들어왔다. 이황선생이 후학양성을 위해 서당을 짓고 가르쳤던 곳이다. 선생의 학문연구와 후학양성에 쏟은 남다른 열정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 높이 평가가 될 것으로 본다.

 

우리 여정의 마지막 코스인 청량산의 청량사로 이동했다. 거기는 가을이 한창이라 관광객들로 어디를 가든 넘쳤다. 워낙 차량과 사람들이 많다 보니 들어가는 입구 다리에서 통제를 해서 입장이 안 되었다. 오후 1시까지 기다렸다가 입장이 허용되어 들어갔지만 주차도 어렵고, 올라가는 차와 내려가는 차가 뒤엉켜 난리다. 청량사로 올라가는 길은 깎아지른 절벽에 가까운 가파른 길이다. 올라가는 시간은 20여분 걸리지만 가픈 숨을 몰아쉬어야 올라갈 수가 있다. 그래도 다 올라가면 후회는 하지 않는다. 좌우상하로 둘러보면 경치가 참으로 아름답다. 원래 절이 경치가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있는데다가 단풍까지 절정이다 보니 마치 청량사가 신선들이 노닐고 머물다 간 곳 같았다. 그 어느 절에서 일찍이 보지 못한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가게 되어 기분이 좋고, 가슴이 뿌듯하다.

 

점심을 안동 댐 입구에서 헛제삿밥으로 먹고 오후 4시 반쯤 출발했지만 올라오는 길은 명절보다 더 밀렸다. 출발한지 무려 6시간이 넘어서야 집에 도착할 수가 있었다. 이번 행사를 위해 고생을 많이 한 울산 막내처남내외한테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또 체력이 달리는데도 열심히 우리와 행보를 같이 해준 큰처남내외께도 수고하셨다는 말씀을 올리고, 갈때 올때 장거리 운전하느라고 고생 많이 한 둘째처남에게도 태워줘서 고맙다는 말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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