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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에 있는 수리산(태을봉:489m)은 산은 그리 높지 않지만, 다양한 수종(樹種)과 희귀초본(草本)뿐만 아니라 왕은점표범나비와 고려집게벌레와 같은 곤충 등 생물자원이 풍부하여 2009년 7월에 경기도가 도립공원으로 지정하였다. 변산 바람꽃이 한창이던 지난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는 하루 방문객이 천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중부지방에서는 유일하게 변산바람꽃이 수리산에만 있다고 하여 많은 사람들이 수리산을 찾아 바람꽃을 보러 오고 그 얘기를 많이들 해도 가만히 있었고, 물도 많이 흐르지도 않는 병목안 골짜기에 백로와 왜가리가 와서 놀다가도 크게 얘기거리를 삼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수리산 병목안 얘기를 도저히 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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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였다. 날씨가 따뜻하여 사람들이 꽃구경도 하고 운동도 할겸 오전보다는 오후에 많이 나온다. 그들을 따라 걷다 보니 길가로 노란 꽃이 피어 있는데 벌이 날아와 앉는가 싶더니 공중에 떠 있다. 일반 벌은 꽃에 앉게 되면 날개를 접는데 이 벌은 어떻게 된 셈인지 날개를 펴 놓은 채 긴 빨대를 꽃에 대고 빨고 있는 듯 보였다. 그래서 유심히 살펴보았더니 벌이 아니고 벌새였다. 벌새는 남아메리카가 원산지로 작은 것은 2g에서 큰 것은 20g 정도까지 무게가 된다고 하니 여러 종류가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집에 와서 꽃 이름을 몰라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애기 중의무릇'으로 알고 있었는데 오늘 다시 가서 확인해 보니 잎 넓이가 0.7㎝에 키가 10㎝가 넘고 꽃송이가 5송이인 것을 보니 '중의무릇'이 틀림이 없다. 이 꽃을 어제 보았을 때는 꽃이 활짝 핀 상태였는데 오늘 아침에 가서 볼 때는 피었던 꽃은 어디 가고 꽃봉오리만 있어서 의아하게 생각되어 점심 나절에 다시 가보니 그때는 다시 노랗게 활짝 피어 있었다. 기온이 어느 정도 맞으면 꽃이 피었다가 기온이 떨어지면 다시 오므려 종족보존을 위해 수정의 최적 조건을 갖추는 것으로 보였다. 놀라운 사실 아닌가. 더구나 꽃말이 일편단심이라고 하니 더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다. 벌새가 우리나라에 서식하지 않는 줄 알았는데 사람들한테 물어보니 며칠 전에도 봤다면서 우리나라에도 벌새가 산다고 한다.
그래서 중의무릇꽃에서 꿀을 빨고 있는 벌새를 올리면서 수리산의 바람꽃과 노루귀 등을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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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의 내용 일부 수정: 벌새는 우리나라에서 서식하지 않으며 벌새로 잘못 인식한 곤충은 '박각시나방'의 한 종류라고 하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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