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초등친구들과 인천 월미도와 소래포구를 가다

강일형(본명:신성호) 2016. 5. 2. 00:25

 

 

요즘에 어디를 가든 봄이 무르익어 만발한 봄꽃들을 흔하게 볼 수가 있고, 또한 산에는 나뭇잎들이 연록색의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이런 좋은 계절에 인천에 월미도와 소래포구를 초등학교 친구들과 같이 다녀왔다.

 

청주에서 올라온 친구들은 관광버스를 타고 올라왔지만, 수도권에 사는 동창들은 사는 곳이 여기저기이다 보니 각자 전철로 출발하여 인천역에 모여서 월미도까지 갔다. 인천역에 내려서 1번 출구를 빠져 나가니 왼쪽으로 한국철도탄생역이라는 기차모양의 기념석이 있고, 정면으로 시야에 들어오는 것이 차이나타운의 호화스런 시설물이 눈에 확 들어온다. 여기 온 지가 오래 되었는지 좀 생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천역에서 월미도 유람선 타는 데까지는 시간이 10분 안팎이면 충분했다.

 

아직 청주에서 오는 버스가 도착하지 않아 잠시 시간이 되어 시원하게 펼쳐지는 바다를 보며 바닷가로 나있는 길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바다 위로 낮게 날고 있는 갈매기와 유람선, 유람선 뒤로 끝없이 넓은 바다가 잘 그린 그림을 보는 것 마냥 평화롭고, 조화롭게 보인다.

 

한 바퀴 돌아오니 청주 친구들이 하나, 둘 눈에 띈다. , 오랜 친구이고 반가운 친구들이다. 우리가 친구라는 것을 몰랐던 어린 시절에 만났던 그런 초등학교 친구들이다. 이렇게 서로가 친구가 된지 반백년이 지나 60년이 다 되어 가는 걸 보면 세월이 많이 지났다는 것을 금세 알 수가 있다. 그뿐이겠는가. 이마에 생긴 깊은 주름살이 인생계급장으로서 살아온 세월을 나타내 주고 있고, 희끗희끗한 흰머리는 멀리 있어도 이제 나이가 먹었다는 것을 쉽게 알 수가 있으니 우리가 어느새 이처럼 나이가 들었단 말인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난 친구가 하나, 둘 늘어나더니 이제는 꽤 여럿 된다. 우리가 잘해야 앞으로 10년 정도 사람 구실하면서 친구하지 않을까 싶다. 그것도 누가 먼저 저승으로 갈지는 장담할 수가 없을뿐더러 그렇다고 가고 싶다고 갈 날을 기약할 수도 없으니 싫으나 좋으나 죽을 때까지 같이 가야할 초등친구들이다. 1년에 오늘처럼 두세 번 만나는 게 전부이지만, 여태껏 지나온 세월이 얼마인가. 친구들 중에서 초등친구보다 더 오랜 친구가 어디 있고, 이처럼 편안한 친구가 또 어디 있을까.

 

월미도 횟집에 가서 점심식사를 하고, 막간을 이용해서 한 시간 정도 친구들과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부르고 놀다가 우리는 버스편으로 소래포구로 이동을 했다. 여기는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 사람 사는 세상에서 정말 사람 사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좋다. 살아있는 생선처럼 생동감도 있고, 어패물을 사며 여기저기 시장을 둘러보다 보면 기분도 저절로 좋아지기도 한다. 시장을 구경하다가 싱싱한 새우가 눈에 띄어 생새우를 한말 샀더니 친구들도 우르르 나를 따라서 사니 새우장수가 신이 났다. 모퉁이를 돌아 나올 때 할머니를 만나 바지락을 샀더니 무게가 꽤 나갔는지 들고 있는 손이 묶은 끈에 자국이 심하게 날 정도로 아프기도 했다.

 

다들 이것저것 사서 버스가 있는 주차장에 도착하니 몇몇 친구들이 수박을 쪼개어 먹고 있다. 한 쪽을 받아서 먹어 보았다. 한여름도 아닌데도 덥다고 생각이 들어서인지 수박의 시원한 맛이 마음에 오래 남는다. 초등친구들하고 같이 먹어서 더 그런 걸까.

 

청주친구들을 떠나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도 피곤하지는 않았다. 늘 오던 두 친구가 눈에 띄지 않아 안부를 물으니 건강이 많이 안 좋다고 한다. 그 친구를 포함하여 나의 모든 초등친구가 건강한 모습으로 다음에 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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