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연속해서 하루도 빼놓지 않고, 뒷동산에 오른 지 일곱 번째 되는 날이다. 오늘도 여느 날처럼 엄청 무덥다. 집을 나설 때는 발걸음이 다소 무겁게 느껴졌지만 조금 걷다보니 금방 제 페이스대로 돌아왔다. 아직 오후가 아닌 오전이고 산길인데도 나뭇잎에서 반사되는 햇볕과 길바닥에서 달아오른 지열로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을 정도로 훅훅 달아올랐다.
우연만 하면 쉬지 않고 올라가도 되는 뒷동산 오르막길을 오늘은 중간에 한 번 쉬어 갔다. 바로 쉬는 앞에 ‘마실가는 길’ 이라는 팻말이 보였다. 여기를 숱하게 지나다니면서도 자세히 보지 않아 뒤에 숨어 있는 깊은 뜻은 잘 알지 못했는데 오늘 확실히 알게 되었다. ‘마실’이라는 단어가 우리가 시골에서 클 때 윗집이나 아랫집에 잠시 놀러 갈 때 ‘마실간다’고 한다. 그런데 ‘마실’이라는 말이 방언이라고는 알고 있었어도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 경상도, 제주도에 까지 폭넓게 쓰고 있는 말인지는 몰랐다. 이렇게 여러 지방에서 쓰인다고 하면 서울말이 아니더라도 표준말로 해야 되지 않을까 막연하게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다시 숨을 돌리고 일어나 천천히 오르막 산길을 걸었다. 이쯤 올라오면 산위에서 선들선들 불어오는 골짜기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져야 하는데 비봉산 정상까지 다 올라가도록 바람 한 점이 없었다. 정상에서 멀리로는 서울 서쪽, 가까이로는 안양유원지를 한참을 내려다보고 있었는데도 이마와 등줄기에 땀만 흐르지 땀을 식혀주지 못했다.
어제는 이 길을 내려오면서 발짝을 세어 보았다. 정확하게 집 앞까지 5,100 발짝이었다. 올라갈 때는 보폭이 좁지만 내려올 때는 대체로 평소보다 보폭이 커지는데 내가 평지를 걸을 때 보폭이 약 70cm이지만, 좀 더 여유 있게 잡아서 한 걸음이 60cm로 계산한다고 해도 편도로 약 3km가 나온다. 그러면 왕복으로는 6km가 되는 산길이다. 이렇게 이 길을 오늘까지 이어서 일곱 번을 걸었다.
집에 와서 땀에 젖은 옷들을 벗어놓고 저울을 달아 보니 며칠 전 시작할 때보다 몸무게가 무려 4kg이 빠졌다. 다른 운동은 하지 않고 오직 뒷동산에만 갔다 왔는데도 이렇게 효과가 있는걸 보니 대단한 운동량인 것 같다. 앞으로 2kg 정도만 더 뺀다면 오래전에 그만 두었던 철봉, 평행봉, 링 등 체조운동을 해도 될 것 같다. 분당에 살 때만 해도 토요일 날 서현고등학교에 가서 철봉을 하면 교실에서 학생들이 내려다 보고 함성을 지르고 박수를 치기도 했었다. 아주 오래 전이긴 하지만 고교시절에 이 부분에 선수를 했으니 아무리 세월이 지나고 몸무게 늘어났다고 해도 체중만 조금 조절하면 금방 근접한 폼이 나온다.
오늘은 산에 갔다 와서 체중계를 달아보니 놀란 만한 변화가 있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해보았다. 아휴, 덥긴 더운 여름날의 오후이다. 지금 안양의 기온이 섭씨 36도라고 한다. 대단한 기온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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