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병신년 새해가 밝아오고 있다

강일형(본명:신성호) 2015. 12. 31. 23:53

 

 

앞으로 한 시간 남짓이면 병신년 새해가 밝아온다. 지난 한 해가 큰 대가 없이 한 해를 보낸 것 같지만, 집 안팎으로 어려움이 있었는데도 이렇게나마 유지하게끔 도와준 제반 여건에 정말로 고맙게 생각한다. 그 이유로 첫 번째는 금년 겨울 날씨가 여느 해 겨울보다 포근하다는 것이고, 둘째는 날씨가 춥지 않다 보니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내 어머니께서 투병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본다. 면역력이 떨어진 노인들이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나 겨울철에 조심해야 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어서다.

 

여름철에 병이 나서 병원을 가실 때만 해도 원체 고령이시고, 또 과중한 투약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던 어머니가 요양병원으로 옮기고 나서 병원에 계실 때보다 오히려 건강이 좋아지셨다. 요양병원으로 오실 때만 해도 병원의 의료진이나 시설 등이 열악하지 않을까 미리 걱정을 했었는데 실제로 와서 보니 기우였다. 다만 비용적인 측면에서 다소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나 아직은 그런 면보다는 어머니의 건강만을 생각하고 싶다. 지난여름 한창 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시원한 가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말을 여러 사람이 하는 것을 들었다. 그런데도 나는 올 여름은 길게 갔으면 해서 요즘의 가을은 오는가하면 금방 겨울이 되기 때문에 가을이 길고, 겨울이 늦게 왔으면 좋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 그런데 올 겨울은 나의 말대로 춥지도 않고 지금까지는 포근했다. 우연의 일치이겠지만, 이런 것을 두고 지성이면 감천이다.”라고 했던가.

 

그래서 을미년 한 해는 내적으로 어머니의 병환으로 근심걱정이 있었는가 하면, 외적으로는 메르스전염병으로 인한 사회생활의 위축으로 나타난 경기침체였다. 이런 고통 속에 한 해가 이렇게 저물고 있다. 을미년 가는 해를 아쉬워하고 싶지 않다. 더구나 붙들어 놓고 싶은 생각은 더더욱 없다. 2015년은 그렇게 가도록 내버려 두고 싶다.

 

잘 가거라. 2015년이여! 나의 아픔과 슬픔을 모두 갖고 뒤돌아보지 말고 가거라.”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을미년을 보내면서 따뜻한 말 한마디, 등을 두드려주는 격려 등 알게 모르게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고맙다는 인사말을 남겨본다. 오는 병신년 새해에는 밝은 희망과 행복이 가득한 그런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작고 소박한 소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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