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소래포구를 가다

강일형(본명:신성호) 2015. 5. 20. 01:52

                                                                                 

 

 

일요일에 점심약속이 있어 소래포구를 갔었다. 소래포구는 작년에 다녀온 후 한동안 가지 않았다가 이번에 갔는데 정말 사람들이 많았다. 초지 역에서 오이도 가는 전철을 바꿔 타려고 기다리는 사람도 많았지만, 오이도 가는 전동차가 들어와서 승객들이 내리고 타야하는데 내리는 사람이 없이 꽉 배겨있었다. 원래 종점이 얼마 남지 않았으면 전동차 칸이 텅텅 비어서 와야 정상인데 이건 비집고 들어가야 간신히 탈 수 있으니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되어 보였다. 오이도에서 소래포구를 가기 위해서는 인천 송도 가는 전철로 바꿔 타고 두 정거장을 가서 내려야 한다.

 

소래포구 역에 내리니 송도 가는 전동차는 사람들이 별로 없이 텅텅 비었다. 전철에서 내리는 승객들은 대체로 나이가 드신 분들이 많았고, 젊은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전철에서 내려서 포구 쪽으로 가다 보니 점심시간이 다 되어서인지 젊은 친구들은 회를 떠서 전철교각 밑에서 먹는 사람도 있고, 나무 밑에서도 먹고 있었다. 그것도 한두 사람이 아니고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식사를 하고 있었다.

 

우리는 부천 사는 여동생이 여기서 멀지 않은 교회를 다니고 있어서 시간을 맞추다 보니 소래포구에서 안산에 계시는 누님 내외와 같이 만나기로 했던 것이다. 부천 사는 동생과 매제가 생일이 같은 날인데 이런 인연도 보통이 아닌데 사장어른 두 분도 생일이 같은 날이었다고 하니 참으로 이런 인연은 일부러 찾아도 찾지 못할 인연인데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생일이 월요일인데 3남매가 같이 일요일 날 식사를 하기 위해서 소래포구에 온 것이다.

 

자월도횟집으로 들어가 음식을 시켰다. 사람들이 여기저기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바로 옆에서 식사를 하던 사람이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왔다고 소리를 지르고 나가더니 또 앞쪽에 앉아서 기다리던 노부부가 음식이 늦게 나오면서 불러도 대꾸도 하지 않는다면서 버럭 소리를 지르고 나가 버린다. 물론 사람들이 많아서 음식이 늦게 나오는 것은 이해를 하지만, 이물질이 나온 것과 불러도 대답을 하지 않은 것은 종사자들이 잘못한 것 같다. 식당에 와서 음식을 재촉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했다. 음식을 서둘러서 만들다보면 제대로 음식 맛도 낼 수가 없고, 또 대충해서 가져오기 때문에 먹는 사람이 손해라고 한다. 그런데도 사람이라서 그렇지 않을 때가 있다.

 

우리는 자연산 광어가 양식보다 배는 더 비싼데도 자연산 광어를 주문했고, 작년에 수술하신 분이 있어서 날 것은 되도록 피하라는 주치의의 당부도 있어 꽃게탕을 별도로 시켜서 먹었다. 회도 쫄깃쫄깃한 것이 맛이 있었고, 매운탕과 꽃게탕도 다들 맛있게 먹었다. 이만하면 기회가 되어 여기를 온다면 자월도횟집에서 식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점심을 먹고서는 시장구경에 나섰다. 포구 쪽 시장으로 들어가니 골목 어디를 가든 몰려든 인파로 발짝을 떼기가 쉽지가 않다. 시장을 간신히 한 바퀴 돌아보고 나오는데 고래는 아닌데 고래 같은 고기가 몇 마리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돌고래보다는 작은 것이 무게는 꽤 나가 보였다. 그 고기가 무엇인지 돌아오는 내내 궁금했다. 엄청 복잡한 시장을 다 돌아 보고 목들이 탔는지 시원한 냉커피나 한 잔 하자며 길가로 쭉 놓아둔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정담을 나누는 것도 괜찮았다.

 

누님내외가 안산에 가서 놀다가 저녁 먹고 생질 차타고 가라고 해서 누님 덕분에 점심부터 시작해서 저녁까지 잘 얻어먹고 편하게 집에까지 잘 왔다. 이렇게 이번 주는 하루를 집에서 마음 편하게 쉬지 못하고 바쁘게 돌아다녔다. 그래도 이렇게 불러주고 찾아주는 사람들이 주위에 있다는 것이 고마울 뿐만 아니라 다행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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