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분기마다 한 번씩 모임을 하고 있는 오랜 친구들과 같이 사당동 모임에 갔었다. 거기서 느긋하게 저녁을 먹다 보니 이렇게 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집엘 오게 되었다. 그래도 여기저기서 살고 있으면서 나오는 것이 쉽지는 않은데도 오늘 모인 친구들은 한결 같다. 이 친구들하고는 94-5년도부터 만난 친구들도 있고, 또 그 이후에 만난 친구들도 있지만, 요즘에는 다들 정년퇴직을 하고 집에서 쉬는데도 직장 다닐 때보다 더 바쁘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백수들도 백수 나름대로 할 일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전철 공짜로 타고 다닐 나이도 아니니 다소나마 이해는 간다.
오늘까지 연 삼일을 초상집 두 곳에다 오늘 모임에 또 참석하다 보니 이제는 조금은 고단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그렇다고 이런 일이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훨씬 낫다. 물론 돌아가시는 어른들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오늘처럼 모임이 있는 날은 나를 필요로 해서 불러주는 것이 맞다. 그래서 누가 불러주면 한걸음에 달려가고, 불러주지 않을 때는 어제,그제처럼 문상을 가면 되지 않겠는가.
오늘 저녁을 같이 한 친구들 얘기를 좀 하자면 제약회사에 오래도록 근무했던 친구들인데 현직에 있을 때 서로간의 정보교환도 하고, 또 세상 돌아가는 얘기도 하자고 모임을 시작해서 이렇게 십 수 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맥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에 근무하고 있을 때는 일 년에 한 번씩은 망년회 날 부부동반도 했으니 어찌 끈끈한 정이 생기지 않을 수가 있겠던가. 어느 모임이든 자주 만나야 정도 생기고, 스스럼없다고 하는데도 분기에 한 번씩 만나는 것은 그 사이사이 아이들 결혼식도 있고 부모님, 장인.장모상도 있으니 자주는 아니더라도 중간중간 보기 때문이다.
이 모임도 더 나이가 들고 늙게 되어 하나 둘씩 우리들 곁을 떠나면 모임에 대한 관심에서 차츰 멀어지게 될 것이다. 앞으로 10년 정도는 그런대로 유지가 되겠지만 그 이후로는 아무도 장담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이렇게 한 살 두 살 나이 먹는 것을 탓하지 말고, 그 세월과 같이 놀다갈 방법을 찾으려고 애를 쓰는 것이다. 오늘 만난 친구들도 어떤 친구는 암수술도 하고, 허리가 아파서 디스크 수술 한 친구도 여럿 된다. 60여년을 썼으니 여기저기 고장 나는 건 당연한 이치인데도 그걸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아프지 않고 살 수는 없겠지만 건강을 지키고, 살아가는데 조금이라도 고통을 덜어주는 방법이 있다면 찾아봐야 할 나이들이다.식생활로만 건강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다. 다만, 운동과 삶을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 가며 남은 인생을 사는 것이 심신이 쇠약해진 우리가 고민하고 앞으로 추구해야 삶의 한 방편이 아닐까 싶은데도 우리는 그런 노력들이 부족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고 한다. 요즘에 나는 지난 여름날은 아주 뜨겁고 숨이 턱까지 올라올 때 뒷동산을 올라 다녔는데 요즘은 새벽 6시에 일어나서 뒷동산을 갔다 오면 한 시간 반 정도 걸린다.그리고 샤워하고 밥먹고 이렇게 하고나서 하루 일과를 시작하면 기분도 좋고 또한 집중력도 상당할 정도로 증가하는 걸 느꼈다. 왜 이런 얘기를 하냐면 오늘 만난 친구들하고도 건강한 모임을 오래 하고 싶어서다.
다시 한 번 얘기 하는데 "다들 건강하십시다. 그래야, 우리 모임이 오래 유지 되지 않겠소?”
내가 늘 애기하지만 오늘도 고마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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