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월요일이어서 안양에 있는 메트로요양병원을 찾아온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어제 오후에는 환자 보호자들이 추석명절이 코앞에 다가와서 그런지 이집저집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어서 병실이 복잡하기까지 했다.
그런데도 한 환자한테서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20일이 다 되도록 한 번도 웃는 모습을 볼 수 없었던 환자가 그 날은 한 번도 아니고 아주 여러 번을 웃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말은 못하지만 알아듣고 고개는 끄떡이기는 했어도 이처럼 웃는 다는 것은 몸 상태가 좀 나아지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고, 하루 빨리 쾌유를 기원하는 가족에게는 희망을 잃지 않게 믿음을 주는 환자의 배려가 아닐까 싶다.
이 이야기는 나의 어머니가 아니고, 옆 침대 환자의 얘기이다. 그 병실에는 5명의 환자가 병마와 사투를 하고 있는데 5명 중 4명은 콧줄로 식사를 하는 환자이고, 단 한 명의 환자가 입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 또한 다들 의사소통이 안 되든지 어려운 데 비해 단 한 사람만이 그나마 가족들을 알아보고 짧은 단어의 말은 하고 있다. 비록 콧줄로 식사를 하면서도 자식들을 알아보고 의사소통을 하는 나의 어머니가 대견스럽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
나의 어머니가 이 병원에 처음에 오실 때만 해도 의사선생님이 “환자보호자께서는 절대로 멀리 가셔서는 안 된다.”는 얘기를 자주 하셨다. 그 얘기를 들을 때마다 어머니가 안쓰러워 속이 상했었는데, 며칠 전부터는 하루하루 나아지더니 어제와 오늘은 퇴원을 하셔도 될 만큼 생생해지셨다. 메트로병원에 와서 어머니 건강이 좋아지고 있어 이곳으로 오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고, 또 여기서 여러 선생님들의 정성어린 치료와 간호 등 보살핌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 분들께 고맙다는 말씀을 전해 본다.
“왜? 이제 와?”하시는 말씀을 이제는 자주 듣는 것만으로도 한결 마음이 놓이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어머니의 등을 두드려주고, 문질러주며 오후 시간을 보내다가 어머니의 이마에 내 이마를 맞대고 문질러서 어머니가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어머니가 살며시 눈을 감는 것을 보고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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