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루가 다르게 계절이 바뀌는 걸 느낀다.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것도 그렇지만, 밤늦게까지도 울어대는 귀뚜라미 소리는 밤잠을 설치는 나에게는 더 없이 처량하게 들린다. 한 여름 초저녁에 우는 귀뚜라미는 그런대로 듣기가 괜찮다고 보았는데 이렇게 계절이 바뀌고 쌀쌀한 찬바람이 불 때 나의 옷깃을 여미면서 듣는 귀뚜리 울음은 애간장을 녹이는 듯하다.
그제도, 오늘도 예식장을 가다 보니 어쩌면 그런 우리 인생살이가 당연한데도 나이가 이순(耳順)을 넘어 고희(古稀)를 바라보면서 쫒아 다니다 보니 고단하기도 하다. 잔치 집에 가서 멀뚱멀뚱 있다가 올 수도 없어서 한 잔 하고, 오는 길에 친구들과 같이 오다가 초등친구들이 “그냥 갈래? “ 하면 그걸 뿌리치지 못하고 어울리게 된다. 그래서 초등친구들이 좋다. 욕을 해도 다 통하는 건 오직 초등친구이고 고향친구이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영애, 남순이, 의식이, 임진이, 유순이“ 이런 여자 친구들이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은 생각이 나는 것도 50여년 동안 친구였기 때문일 거다.
오늘도 예식장엘 갔다 와서 아무도 없는 집에 돌아와 나의 이야기를 해 보았다. 마누라와 아이들 내외는 산정호수로 여행을 떠나서 텅빈 집이 너무도 커보이고, 적적하기 그지없다.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오늘 하루도 잘 보냈고, 고마운 하루가 이렇게 가고 있다는 것은 아직도 건강하다는 증거가 아닐는지.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머니 생신잔치를 동생네 집에서 하다 (0) | 2013.10.21 |
---|---|
빈 소년합창단 내한공연을 보러가다 (0) | 2013.10.16 |
오늘은 고교동창친구들과 같이.... (0) | 2013.08.03 |
저녁식사를 아이들과 같이 하다 (0) | 2013.07.21 |
어머니와 같이, 아이들과 같이... (0) | 2013.05.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