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을 온통 새하얀 세상으로.....
오늘 아침에 눈을 떠서 바깥을 내다보니 세상이 온통 새하얀 세상으로 변해 버렸다. 눈이 내릴 때 바람이 불지 않았던지 잎새가 없는 나뭇가지에도 많은 눈이 아주 새하얗게 쌓여 있었고, 건물 지붕에도 하얗게 싸인 눈을 쉽게 볼 수가 있었다. 그런데도 아직 눈은 그친 게 아니라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다가 잠시 덜 오는가 싶더니 이내 또 쏟아지고를 반복했다. 최근에 그렇게 많이 오는 눈은 처음 보는 것 같다.
오전 내내 오다 말다를 반복하던 눈은 저녁나절이 다되어서야 눈은 멈추고 바람이 불면서 추워졌다. 눈이 내린데다가 날씨가 추워지니 물기가 있는 도로가 꽤나 미끄러웠다. 병원 가는 셔틀버스를 타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될 것 같아서 한 정거장을 더 가서 내려 미도아파트 사잇길로 접어들어 골안공원에 들어서자 나무들이 새하얀 옷으로 갈아입고 나를 불러 세운다. 도회지에서 눈이 내린다고 해도 이렇게 쌓일 정도는 아닌데 산에 있는 나무가 잘 보이지 않을 정도니 오늘 하루에 꽤 많은 눈이 내린 것은 분명하다. 병원 앞에서 안양 시내를 내려다보니 집과 건물들이 하얗게 변해 있고, 비산동 뒷산인 비봉산과 관악산의 설경이 정말 놀라울 만큼 보기가 좋다.
어머니를 보러 가면서 길은 미끄러웠지만, 이처럼 좋은 설경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어머니의 덕분이 아니었는가 싶다. 벌써 며칠 째 말문을 닫고 계신 어머니가 기력이 떨어져서 그런지 걱정이 된다. 오늘도 가서 어머니의 말씀을 한마디도 듣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다.
병원을 나설 때가 시간이 6시도 채 되지 않았는데도 어둠이 찾아왔다. 비탈길인데다가 밑에 낙엽이 떨어져 있어서 더 미끄러웠다. 가파른 계단 위에는 얼어붙은 눈이 발짝을 뗄 때마다 버석버석 소리를 냈다.
오늘은 새벽부터 창밖으로 쏟아지는 눈 구경을 하기 시작해서 저녁에는 메트로병원에 가서 도회지의 설경까지 눈 속에 묻혀서 하루를 다 보냈다. 그래도 겨울이다 보니 비오는 것보다는 눈 오는 것이 보기도 낫고, 기분이라도 나지지 않을까 싶은데 운전하시는 분들한테는 비가 훨씬 낫겠다는 생각도 든다.
아주 오랜만에 눈 같은 눈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