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벌써 계절의 변화를 느낀다

강일형(본명:신성호) 2015. 8. 26. 13:21

 

 

 

얼마 전까지만 해도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뻘뻘 나서 흐르는 땀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더위가 심했는데, 어제와 오늘은 바람이 선들선들 불어오는 것도 그렇고, 또 산과 들에서 귀가 따갑도록 울어대던 매미 울음소리도 힘이 없게 들리는 것을 보면 우리 주위에서 계절의 변화를 쉽게 느낄 수 있다. 더구나 며칠 전 지인의 모친상을 당해서 전라도 고창으로 문상을 가면서 누렇게 변해 버린 황금들판을 군데군데 볼 수 있는 걸 보니 벌써 가을은 우리 곁에 와 있었다.

 

이렇듯 올 여름도 가을이라는 계절에 밀려서 간신히 그 끝에 매달려 힘을 잃어가고 있다. 하지만, 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7월말부터 지금까지 어머니께서 병원에 입원해 계셔서 때로는 병원에서 밤도 새고, 간병인을 쓰고부터는 매일 병원을 아침, 저녁으로 들락거리다 보니 무더운 여름이 언제 가고 가을이 눈앞에 성큼 다가온 것을 바람에 나부끼는 나무 잎새를 통하여 느껴본다.

 

언제부터인가 뚜렷하던 사계절이 봄이 되어 꽃이 피는가싶으면 금방 더운 여름이 오고, 단풍이 드는가하면 이내 추운 겨울이 온다. 이렇게 우리나라에서도 봄과 가을은 짧아지고, 반면에 여름과 겨울은 길어져서 우리는 흐르는 세월을 따라 가는데도 비정상적이고 자연의 순리에 부합하지 않는 계절의 변화 속에 살고 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올 가을은 여느 해 가을보다 좀 더 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여태까지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나름대로 잘 버티고 계신 나의 어머니가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추운 계절이 오면 노인성질환은 회복보다는 악화가 되기에 빠른 계절의 변화를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가을, 무더운 여름을 생각하면 빨리 가을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겠지만, 나는 계절이 이 상태로 유지하든지 아니면 오는 가을이 오래도록 길게 유지하여 주고, 추운 겨울은 올 때 오더라도 아주 늦게 오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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