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여러 가지 일을 하다
오늘 5시 반에 기상하여 지금 11시가 넘어서까지 왔다 갔다 하면서 대여섯 가지의 많은 일을 보았다. 오전 10시에는 안양시의원을 만났고, 시의원하고 얘기를 나누다 보니 안양시 시의장도 만났었다. 그리고 수원검찰청 안양지청에도 갔었으며 안양지원 법원을 가기도 했다. 그런데다가 오전에는 민OO 변호사도 만났고, 오후 4시에는 윤OO 변호사도 만났었다.
이렇게 바쁘게 돌아다녔어도 눈으로 확 드러나는 소득은 없었지만, 약식재판으로 50만원의 벌금이 떨어진 데 불복하고 정식재판을 받기로 신청한 것이다. 주민들을 위해서 맡은 책임이 집시법 위반으로 전과자가 된다면 상당히 억울한 측면도 있다. 그런데다가 저녁에는 식사약속이 있어 동네근처에서 네댓 명이 같이 저녁을 먹고 난 후, 아주 오랜 만에 2차를 들렀다가 조금 전에 집에 와서 오늘 하루 일어난 얘기를 해보고 있다.
6-7년 전에 정년퇴직을 하고나서 아침에 머리를 들고 나갈 때가 있어야 하는데, 여기저기 불러대는 많은데 사실 가보면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그래도 이렇게 쫓아다니는 것은 사람이기에 나보다 인생을 더 살은 선배한테는 인생을 배워야 하고, 또 나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들한테는 귀감을 주기 위해서다.
어제는 어비산 임도를 약 15-6km를 걸었고, 집에 와서 샤워를 하고, 또 비가 오락가락 하는 가운데도 사당동 모임에 가서 소주, 맥주를 꽤 여러 병을 먹고 왔었다. 그런데도 오늘 예닐곱 가지의 일을 보았으니 그래도 오늘 하루를 잘 살은 거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속에 있는 얘기를 하는 것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어차피 우리 인간은 ‘나그네’이다. 다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나그네의 길이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으면서도 실제로 살아보면 고단한 길이며 때로는 후회를 하면서 사는 것이 인생이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자기 자신이 인생을 잘 살았다고 느끼면 그 사람은 아주 인생을 잘 살은 거고, 또한 행복한 사람이다.
오늘 하루도 여러 가지의 일을 하면서 보람 있게 보냈고, 또 그만하면 그런대로 자기 철학이 있어 소신을 갖고, 내가 하고 다녔던 일에 자부심을 느낀다. 주위 사람을 위해서 뭔가를 한 다는 것은 삶의 가치를 높여 주고 또한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오늘도 고마운 하루가 다 갔다. 내일을 위해서 오늘은 책상에서 땅바닥으로 떨어진 자(尺)처럼 반듯하게 누워서 잠을 청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