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같이, 아이들과 같이...
오늘은 아침을 일찌감치 먹고서 큰아이 내외를 기다렸다. 그 애들과 같이 할머니한테 가서 점심을 같이 하기로 했기 때문에 서둘러서 아침을 먹어야만 점심을 같이 할 수가 있어서다.
나도 나이가 들어서인지 누가 온다고 하면 느긋하게 기다리지 못하고 서두르는 경향이 있는 건 잘 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마냥 늦춰지는 것은 내가 아니라 마누라가 꾸물대기 때문인데도 그걸 본인은 잘 모르는 것 같아서 때에 따라서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큰아이 내외가 내 집 대문에 도착해서 마루에 들어오지도 않고 바로 시흥시 능곡에 있는 어머니한테 가서 어머니를 모시고, 물왕저수지 근처에 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같이 했다. 내 어머니는 연세가 90이 훨씬 넘으셨으니 자시는 것도 시원치 않으신데다가 또 기력이 없어서 어디를 가려면 꼭 휠차를 태워야만 움직일 수 있다. 그런 어머니를 모시고 내 큰아이 내외와 같이 점심을 하고는 다시 집에 모셔다 드리고 저녁나절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에는 작은 아이 내외가 내 집을 온다고 해서 같이 저녁을 먹으려면 서둘러야 됐다. 우리부부, 큰아이 내외와 작은아이 내외 이렇게 여섯 식구가 같이 저녁을 먹으면서 반주도 몇 잔 하고 놀다가 조금 전에 돌아들 갔다.
이런 것이 사람이 살면서 느낄 수 있는 작으면서도 큰 행복인 것 같다. 전에는 그런 걸 느끼지 못했는데 요즘은 이런데서 고맙다는 거와 행복하다는 걸 알았다. 그러고 보면 나도 나이가 들은 것 같다. 나보다 더한 것은 마누라는 아이들이 왔다가 갈 때 반찬을 한두 가지를 싸주어 보낼 때, 내가 느끼는 행복을 맛보는지 그냥 빈손으로 보내지 않으려고 한다. 이런 것들이 사람 사는 모습이고, 가족이기 때문일 게다.
오늘도 고마운 하루였고 행복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