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이런 것이 인생이 아니던가

강일형(본명:신성호) 2012. 3. 11. 22:55

 

 

 

 

 

 

 

 

오늘도 많이 바빴다. 점심때쯤에는 청량리에 가서 오래 전부터 함께 동고동락했던 직장동료의 딸내미 결혼식에 갔다가 거기서 만난 친구들하고 다시 안양으로 내려와 비산동 삼성래미안 옆에 있는 일식집에 있으라고 하고는 평촌에 한림대 병원에 가서 시설공단에 있는 친구 모친이 96세 연세로 돌아가셔서 문상을 하고 다시 비산동으로 와서 그 친구들하고 같이 소주 몇 잔을 하고 집에 들어와 이렇게 내 블로그를 찾았다. 요즘에는 바쁘다는 핑계로 통 여기도 찾지 못했고, 제대로 된 글 한편도 못올린 형편이었다.

 

오늘은 유난히도 바람이 많이 불어서 아직도 봄이 오는 것이 많이 남아있는 게 아닌가 생각 했는데 집 가까이 있는 목련이 벌써 삐죽이 꽃망울을 수줍게 내밀어 선을 보인다. 그러고 보니 봄은 멀지 않은 것 같다. 올 봄은 그렇잖아도 해외이든 국내 여행이든 스케줄을 잡아야 하는데 3월에서 4월까지는 좀처럼 시간 내기가 쉽지 않은 편이다. 더구나 해외를 간다하고 하면 10여일을 빼먹어야 하는데 부담이 된다. 그렇다고 다른 친구들이 가자고 하는데도 내 사정으로 계속 미루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요즘에 고민이 크다. 아무 생각없이 이 기회에 스트레스도 풀고, 머리도 식힐겸 후딱 준비를 해서 당장 떠나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하던 공부를 중도에 그만 둔다면 시작하지 않은 것만 못하지 않겠는가. 내일 그 문제로 친구들과 약속이 되어 있는데 더 이상은 내 입장을 고집할 수는 없다. 그런데다가 5월 달에는 짧은 여행이지만 울릉도 여행이 잡혀 있어서 남서부 유럽으로 해외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여행으로 얻는 즐거움보다는 시간에 쫒기는 고단함이 더 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친구들과 상의해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글을 쓰다 보니 엉뚱한 방향으로 잠시 흘렀는데 다시 앞부분에서 하던 얘기를 더해 보면, 객지 벗은 나이 차가 10년까지도 벗이 된다고 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난 친구들이, 내가 20년을 넘게 공부를 하며 학교생활을 통해 만났던 동창친구들보다도 훨씬 많았던 것 같다. 이렇게 나이가 들어 생각해 보니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난 친구들이 대충 따진다고 해도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을 알고 지냈다. 핸드폰에 저장된 친구만 해도 천명이 족히 된다. 그래도 이렇게 나이가 들고 보니 가끔은 서글픈 생각이 든다. 바로 이런 것이 세월이 아닌가 싶다.

 

우리가 앞으로 만난다고 해도 10년일 테고, 좀 더 후하게 얘기한다고 해도 거기서 5년 이쪽저쪽이 아니겠는가. 그럼 뭔가 우리가 이 세상에 왔다가 간 흔적을 남겨야 하는데 아직도 이렇게 허송세월만 보내는 것 같아서 참으로 안타깝다. 그래도 나에겐 고향친구도 있고, 그리고 배움을 같이 한 친구도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친구들도 있다고 스스로 위안을 해보지만 그건 잠시이다. 그렇다고 그 친구들이 내가 살아 있는 동안은 등을 돌리고 모르는 척 하지는 않겠지만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런 생각이 들도록 마음이 약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세월 탓인 것 같다. 나도 녹록하지 않은 이 세상을 살면서 산전수전 다 겪었다. 그러다 보니 인생이 뭔지도 알았고, 또 고단한 삶이라는 것도 알았다. 그런데도 그런 가운데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은 즐거움도 있었지 않았겠는가. 그러면 그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것이 지혜를 갖고 있는 우리 인간들이 취해야 할 도리일 것이다. 나도 여태까지는세상을 모나지 않게 그렇게 살았다고 본다.

 

오늘처럼 바쁘게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돈은 썼지만, 돈은 있다가도 없는게 돈이니까 반드시 써야할데는 좀 쓰고 없으면 덜 쓸 줄만 안다면 진실 없는 돈 때문에 고생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전직장 친구들하고 소주한 잔 마시고 마음에 있는 얘기를 한 번 해 봤다. 그래도 오늘처럼 이렇게 불러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 참으로 행복한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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